14 12월 2025

오픈AI, 차세대 모델 ‘GPT-5.2’ 공개… 구글과의 경쟁 격화 속 디즈니와 혈맹 구축

인공지능(AI) 산업의 선구자인 오픈AI가 지난 목요일 최신 AI 모델인 ‘GPT-5.2’를 전격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알파벳(구글) 및 앤스로픽 등 경쟁사들과의 기술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오픈AI의 신모델 발표와 더불어 오라클의 실적 발표에 따른 AI 관련주의 전반적인 약세가 겹치면서 구글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은 이번 발표가 단순한 기술 공개를 넘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신호탄이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업 시장 겨냥한 GPT-5.2의 도약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시너지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GPT-5.2가 코딩, 스프레드시트 작성, 프레젠테이션 제작 등 전문적인 업무 수행 능력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는 2026년으로 예상되는 오픈AI의 본격적인 기업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365나 구글 워크스페이스가 장악하고 있는 직원 생산성 소프트웨어 시장을 직접 겨냥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타깃은 구글 워크스페이스가 될 공산이 크다.

제프리스(Jefferies)의 브렌트 틸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GPT-5.2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모델은 이전 버전인 GPT-5.1보다 예상보다 훨씬 큰 폭의 성능 향상을 보여주며 구글에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GDPval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GPT-5.2는 업계 전문가들의 수행 능력을 상회하거나 대등한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는 GPT-5 대비 두 배 가까이 향상된 성능이다.

치열해지는 벤치마크 경쟁과 내부의 ‘적색경보’

이번 출시는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알트만이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적색경보(Red Alert)’를 발령한 직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알트만은 구글의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 3(Gemini 3)’ 출시 이후 심화된 경쟁 상황을 언급하며 챗GPT의 품질과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사내의 강도 높은 노력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구글의 제미나이 3는 출시 직후 다양한 벤치마크 테스트와 LMArena 리더보드에서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급부상하고 있었다.

초기 벤치마크 분석에 따르면 GPT-5.2와 제미나이 3는 가격 정책이나 전반적인 성능 면에서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특정 영역에서는 각자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 개발 관련 리더보드에서는 상위 버전인 ‘GPT-5.2-하이(high)’가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5’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제미나이 3 프로는 4위, 기본형 GPT-5.2 모델은 6위에 랭크되었다. 오픈AI는 자사 모델이 긴 문맥 이해와 복잡한 다단계 프로젝트 처리에 있어 타 모델보다 우수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디즈니의 10억 달러 투자와 대(對)구글 전선 형성

기술 경쟁과 더불어 기업 간의 합종연횡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월트 디즈니는 목요일, 오픈AI와 지적재산권(IP) 사용 계약의 일환으로 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오픈AI는 디즈니의 캐릭터와 콘텐츠를 활용하여 사용자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생성되는 짧은 소셜 영상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디즈니는 현재 5,0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평가받는 오픈AI의 주식을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Warrants)도 확보했다.

주목할 점은 디즈니가 오픈AI와 손을 잡는 동시에 구글을 향해서는 법적 공세를 취했다는 것이다. 디즈니는 구글이 자사의 저작권을 대규모로 침해하고 있다며 저작권 침해 중지 명령 서한(cease-and-desist letter)을 발송했다. 이는 AI 학습 데이터와 콘텐츠 생성 권한을 둘러싼 콘텐츠 기업과 빅테크 간의 갈등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오픈AI는 세일즈포스 산하 슬랙(Slack)의 CEO였던 데니스 드레서를 새로운 최고수익책임자(CRO)로 영입하며 수익화 전략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식 시장의 반응과 기술적 분석

이러한 급박한 시장 변화 속에서 구글(GOOGL)의 주가는 목요일 2% 이상 하락하여 312.4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11월 25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328.83달러에서 후퇴한 수치다. 오라클 역시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막대한 지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채 엇갈린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락했고, 이는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구글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 주식은 지난 13주간의 가격 및 거래량 변동을 분석한 매집/분산 등급(Accumulation/Distribution Rating)에서 기관들의 강한 매수세를 의미하는 ‘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주요 재무 지표와 기술적 지표를 종합한 IBD 종합 등급(Composite Rating)에서도 만점에 가까운 99점을 기록하고 있어, 단기적인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